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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을 선으로 갚는 선의를 베풀어야 하는가?

웹소설의 소비 방식이 변화하면서, 사람들은 더 이상 무거운 현실을 반영한 문학을 즐기지 않게 되었다. 대신 그 자리를 대신하는 웹소설이 짧고 간결한 이야기로 현실의 답답함을 시원하게 해소해준다. 웹소설은 주인공이 쉽고 빠르게 성공하거나 사랑을 쟁취하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며, 독자들은 깊은 고민 없이 이야기를 소비할 수 있다.

 

하지만 연산호의 '어두운 바다의 등불이 되어'는 일반적인 웹소설과는 다른 길을 걷는다. 이 작품은 단순한 승리의 서사 대신, 선의의 의미를 탐구하며 독자들에게 깊은 생각을 유도한다. 해저 기지에 부임한 치과의사 박무현이 주인공으로, 그의 탈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은 단순한 탈출기로 한정될 수 없다.

 

박무현은 여러 번 죽음과 삶을 오가며 모든 인간이 함께 살아남기를 바라는 선의를 품고 있다. 그러면서 독자에게 "해를 끼치는 자에게도 선의를 베풀어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던지게 된다. 그의 선의는 이론적으로는 옳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과연 그렇게 행동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만든다.

 

박무현은 치과의사로서의 전문성이 해저 기지에서 큰 도움이 되지 않으며, 독자는 그가 사건을 해결하기를 기대하지만 그는 여러 번 좌절을 겪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무현은 끝까지 선의를 포기하지 않으며, 이는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그의 고집스러운 선의는 때때로 기만적으로 비칠 수도 있다. 박무현은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을 가진 덕분에 선택권을 가지게 되며, 이에 '모든 사람이 선의를 가질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독자에게 던지며 선의의 본질과 그 유지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