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 경제산업

딸기 57%↑ 감귤 26%↑..물가 폭등에 지갑 탈탈 털려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강달러 현상과 국제유가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으며, 특히 딸기와 감귤 등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20.18(2020=100)로, 전월 대비 0.6%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3개월 연속 하락한 뒤 11월(+0.1%) 반등한 이후 12월(+0.4%)에 이어 세 달 연속 오름세를 보인 것이다.

 

생산자물가는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반영하며, 통상 1~3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세부 항목별로 살펴보면 농림수산품 물가는 전월 대비 4.0% 상승했다. 농산물이 7.9%, 수산물이 1.4% 오르면서 전체 상승을 견인했다. 공산품 물가는 석탄 및 석유제품(+4.0%)과 1차 금속제품(+1.2%) 등의 가격 상승으로 인해 0.6% 증가했다.

 

전력, 가스, 수도 및 폐기물 부문에서는 하수처리 비용이 2.8% 증가했으나 산업용 도시가스 가격이 2.5% 하락하며 전체적으로 보합세를 보였다. 서비스 부문에서는 정보통신 및 방송서비스(+0.7%), 사업지원서비스(+1.1%) 등의 가격 상승으로 인해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

 

특히 농산물 중 딸기의 가격이 전월 대비 57.7% 급등했으며, 감귤 가격도 26.5% 상승했다. 멸치(+13.9%)와 물오징어(+8.4%)도 큰 폭으로 올랐다. 공산품에서는 가금류 포장육이 10.8%, 원두커피가 8.4% 상승했다. 휴양콘도(+18%)와 국제항공여객(+6.1%)도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소로 작용했다.

 

이러한 생산자물가 상승과 수입물가 변동을 반영한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6% 올랐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 연속 상승한 것으로, 올해 4월(+1.0%)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2.6% 상승했다. 원재료(+0.7%), 중간재(+0.5%), 최종재(+0.6%) 모두 가격이 올랐다.

 

 

 

공급물가지수는 국내 출하 및 수입을 포함한 상품과 서비스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지수로, 원재료, 중간재, 최종재 생산 단계별 가격 변화를 분석하는 데 활용된다.

 

한편,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 상승도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올해 1월 원/달러 환율은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강달러 정책과 국내 정국 불안 등으로 1,470원을 넘나들었다. 두바이유 가격 역시 12월 말 배럴당 73달러에서 1월 말 80달러를 돌파하며 상승세를 보였다.

 

국내 출하를 제외하고 수출을 포함한 총산출 물가지수도 전월 대비 0.7%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3.4% 상승했다. 공산품(+0.8%)과 서비스(+0.4%) 모두 가격이 올랐다.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관계자는 "1월 생산자물가는 유가와 환율 영향을 크게 받았으며, 2월에도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상고온 등의 영향으로 딸기와 감귤 생산량이 줄었고, 물오징어 출하량도 감소하며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생산자물가는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지만, 기업의 가격 정책에 따라 반영 속도와 정도는 달라질 수 있다"며 "국내 공급물가는 1월 생산자물가 상승과 유가, 환율 상승의 영향을 받아 상승세를 나타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