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 경제산업

고금리 속 내수 위기, 경제 양극화 심화

2024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경제는 수출과 산업생산 부문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거둔 반면, 내수 부문은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금리와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내수의 대표적인 지표인 소매판매가 2003년 카드대란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와 함께 산업생산은 반도체 수출 회복과 자동차 생산 차질 해소 등의 영향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2월과 지난해 전반의 산업생산 지수는 113.6(2020년=100)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반도체 수출 증가와 함께 자동차 생산 차질이 해소된 결과로, 업종별로는 광공업이 4.1% 증가했고, 제조업은 4.4% 성장하며 산업생산 증가를 견인했다. 반면, 서비스업 생산은 1.4% 증가하는 데 그쳤고, 이는 전년의 3.2% 증가와 비교해 크게 둔화된 수치로,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서비스업의 주요 분야인 도소매는 줄어들었지만, 운수·창고업, 금융·보험업 등 일부 분야는 증가세를 보였다.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2.2% 감소하며 고금리와 고물가가 지속된 결과로 3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는 1995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장 기간 감소한 것으로, 특히 2003년 신용카드 대란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나타냈다. 소매판매는 내구재(-3.1%), 비내구재(-1.4%), 준내구재(-3.7%) 등 대부분의 소비재에서 판매 감소가 발생했다. 김귀범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높은 이자율과 임금 상승률의 부진으로 가처분 소득이 감소하면서 소비가 위축됐다”고 분석하며, 올해는 금리 인하와 임금 상승이 소매판매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설비투자는 4.1%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반도체 제조용 기계와 운송장비 부문에서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졌고, 기계류(2.9%)와 운송장비(7.8%) 투자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편, 건설기성은 전년 대비 4.9% 감소했으며, 이는 토목 분야(1.8%)에서 증가한 것에 비해 건축 분야(-6.9%) 실적이 크게 줄어든 데 기인했다. 건설업계는 올해 상반기까지 불안정한 상황을 겪겠지만, 하반기에는 건설수주 증가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산업생산은 전달 대비 2.3% 증가했다. 9월부터 3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던 산업생산은 넉 달 만에 플러스로 전환되었고, 광공업(4.6%), 제조업(4.4%), 서비스업(1.7%)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설비투자는 9.9% 증가하며 주로 운송장비(39.1%)와 정밀기기 등 기계류(1.9%)의 투자가 증가한 결과를 반영했다. 건설기성은 1.3% 증가했으나, 여전히 7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던 건설업계는 건축 부문에서 5.9% 증가하며 일부 회복세를 보였다.

 

소매판매는 0.6% 감소하며 지난해 9월 이후 4개월째 감소세를 지속했다. 특히, 12·3 계엄과 탄핵정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등 외부 요인들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며, 정부는 지난해 9월 진행된 코세페(코리아세일페스타)의 기저효과도 소매판매 감소에 일조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으며, 향후 경기 전망을 반영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향후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임을 시사하며,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이 지속적인 금리, 물가, 고용 등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상반기까지는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겠지만, 하반기에는 금리 인하와 임금 상승 등 긍정적인 요인들이 경기 회복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건설업계와 소매판매의 회복 여부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